흑사병의 공포 속에서 태어난 『데카메론』이란?
데카메론은 14세기 이탈리아의 대문호 조반니 보카치오(Giovanni Boccaccio)가 집필한 작품으로, 제목 그대로 '열흘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348년 피렌체를 휩쓴 흑사병 속에서, 열 명의 젊은 남녀가 도시에 남아 있기를 거부하고 교외로 떠나 하루에 하나씩 이야기를 나누며 시간을 보냅니다. 결과적으로 100편의 이야기가 탄생했고, 이들은 사랑, 배신, 기쁨, 슬픔, 웃음, 눈물 등 인간 경험의 모든 것을 담아냈습니다.
이야기는 최고의 치유제다
보카치오는 책의 서문에서 이야기의 힘을 명확히 말합니다. "고통스러운 현실 속에서도 사람은 즐거움을 찾아야 한다." 당시 피렌체는 죽음의 공포에 잠식된 도시였지만, 그는 이야기를 통해 고통을 치유하고자 했습니다. 단순히 현실을 잊게 만드는 마취제가 아니라, 진정으로 상처를 치유하는 약으로서의 이야기였던 것이죠.
다양한 목소리, 하나의 진리
데카메론의 독특한 점은 보카치오 자신의 목소리가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는 이야기를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을 보여주면서, 독자가 스스로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한 사람의 시각이 아니라 열 명의 인물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때문에, 세상의 다양성을 자연스럽게 전달합니다.
왜 이 시대에 『데카메론』을 읽어야 할까?
현대인들도 코로나19 팬데믹을 겪으며 고립과 두려움을 경험했습니다. 이와 비슷하게 흑사병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에게 이야기는 유일한 탈출구였을 것입니다. 데카메론은 그저 고전문학이 아니라, 힘든 시기를 버티게 해주는 이야기의 힘을 보여주는 살아있는 증거입니다.
결론: 인생은 고통 속에서도 웃을 수 있다
보카치오는 데카메론을 통해 인간은 고통 속에 태어난 존재가 아니며, 즐거움은 인간의 당연한 권리라고 말합니다. 어떤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우리는 이야기를 통해, 웃음을 통해, 사람들과의 교감을 통해 인간다움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은 삶의 희로애락을 담은 이야기들이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치료할 수 있는지를 깨닫게 해줍니다.